[정의]

경상남도 밀양시에 전하여 내려오는 조선 전기 문신 변계량에 관한 이야기.

[개설]

「변계량 재혼 막다」는 조선 전기 문신인 춘정(春亭) 변계량(卞季良)[1369~1430]이 부인의 개가를 법으로 금지한 내력을 전하는 이야기이다.

[채록/수집 상황]

「변계량 재혼 막다」는 1983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간행한 『한국구비문학대계』 8집 8책에 「변춘정(卞春亭)의 개가 금지 내력」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변춘정의 개가 금지 내력」은 1981년 7월 27일 경상남도 밀양시 삼랑진읍 청학리 골안마을에서 주민 류영수[남, 60]에게 채록한 것이다. 이후 유사한 이야기가 2009년 밀양시에서 간행한 『밀양설화집』 1권에 「변계량이 개가 금지법을 만든 내력 (2)」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변계량이 개가 금지법을 만든 내력 (2)」는 2008년 7월 10일 밀양시 초동면 신호리에서 주민 서석찬[남, 78]에게 채록한 것이다.

[내용]

변계량은 충청도 음성에 혼처를 정하여 두고 약혼하였다. 과거를 보러 서울에 가던 중 처가 될 집에 잠시 들르자 장인 될 사람이 앵두를 대접하였다. 변계량이 빨리 일어날 생각으로 앵두를 한 주먹씩 먹고 씨를 뱉었는데, 장인 될 사람이 이 모습을 보고 실망하여 파혼을 결심하였다. 나중에 변계량이 급제하여 내려오던 중 다시 혼처에 들러 인사를 하자, 이미 다른 남자와 혼약한 신부가 변계량을 보더니 남편을 버리고 다시 변계량에게 시집가고 싶어 하였다. 그리하여 여인은 남편을 죽이고 중매를 세워 변계량에게 다시 시집을 갔다. 세월이 한참 흘러 두 사람은 아들 셋을 낳고 벼슬도 다 역임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노년을 지내었다. 어느 날 부인이 비 오는 날 처마 물 떨어지는 것을 보고 씩 웃으니, 변계량이 무슨 사연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부인이 “이전에 당신이 우리 집에 왔을 때 꼭 혼인을 하고 싶어서 전남편을 죽이고 변사라고 신고하였는데, 사실은 남편이 자는 동안 귀에 참기름을 끓여 부으니 입에 거품을 물고 죽었습니다. 지금 처마에서 비가 떨어져 땅에 거품이 일어나니 그 일이 생각납니다.”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변계량은 그 아내와 자식을 모두 마당에서 불태워 죽이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서 개가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

[모티프 분석]

「변계량 재혼 막다」의 주된 모티프는 ‘가부장 살해’이다. 그러나 대개 여인이 가부장의 학대에 따른 고통을 벗어나기 위하여 남편을 살해하는 이야기가 전하는 데 반하여, 「변계량 재혼 막다」는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기 위하여 현 남편을 살해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